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채종협의 첫 도전 | 하퍼스 바자 코리아
채종협의 첫 도전 - 랜선 남친에서 이제 브라운관 남친으로. 웹드라마를 휩쓸며 각종 ‘남친짤’을 생성한 채종협에게 2020년은 특별한 시작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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👤 곧 드라마 <스토브리그>가 방영하죠? 본방사수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요?
🐶 12월 13일에 첫방입니다. 되도록이면 혼자 보고 싶어요. 제가 가족이랑 같이 살아서 혼자 보기가 힘듭니다. 그래서 친구 집에 도망가서라도 꼭 혼자 보려고 합니다. 쑥스럽습니다.
👤 예스러운 표현이긴 하지만 첫 ‘브라운관 도전’이잖아요. 임하는 자세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.
🐶 마냥 바랐고 하고 싶고 되고 싶다고만 생각한 일인데 막상 하게 되니까 얼떨떨해서 아무 생각이 안 납니다. 처음엔 무조건 역할에 빠져들어서 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요. 욕심은 엄청 많이 나지만 다 같이 만드는 작품이기 때문에 제 욕심만 부릴 수는 없는 것 같아요. 그걸 첫 번째 촬영, 두 번째 촬영 하면서 조금씩 깨달았고 지금은 욕심 대신 요점을 잡으려고 하고 있습니다.
👤 야구밖에 모르는 투수 역할이라죠?
🐶 제가 원래는 야구라는 스포츠를 잘 몰랐습니다. 요즘엔 길 가다가도 누가 야구 잠바를 입고 있으면 저 팀은 어딜까 찾아보게 되고, 버스나 지하철에서 야구 얘기가 들리면 괜히 귀 기울이게 됩니다. 역할에서 ‘야구 바보’가 되어가는 것처럼 실제로도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.(웃음)
👤 데뷔 스토리가 남달라요. 처음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모델 일을 시작했다고요?
🐶 남아공에서 유학 중이었는데 거기서 만난 모델 형의 소개로 시작하게 됐어요. 그런데 저는 매번 최종 오디션에서 떨어졌어요. 그때는 제가 왜 떨어지는지 몰랐습니다. 지금 생각해보면 자신감의 문제였던 것 같아요. 모델치고는 작은 키다 보니까 위축됐던 것 같습니다. 결국 공부를 마무리하고 한국에 왔죠.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모델 일을 해보자 했는데 우연히 미국 드라마 오디션을 보게 됐습니다. 공부할 게 훨씬 많더라고요. 그때부터 조금씩 연기에 흥미를 갖게 된 것 같아요.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인생을 캐릭터를 통해 살아볼 수 있고, 제가 생각하는 대로 그 사람을 꾸며낼 수 있잖아요.
👤 모델 일을 하기엔 외모에서 개성이 뚜렷한 편이 아니라 그게 단점이라고 생각했다죠? 사실 그게 연기자로선 장점인 거잖아요. 훌륭한 연기자들 중엔 개성이 뚜렷한 마스크보다는 어떤 역할을 맡든 거기에 잘 녹아드는 외모인 경우가 많아요.
🐶 그래서 저도 그때보단 자신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. 제가 웹드라마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때마다 그 역할로 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. 생긴 게 다가 아니고 거기에 제가 어떤 액션을 취하고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서 이미지가 달라진다는 게 신기했습니다. 그래서 요즘에는 개성이 없는 게 좋은 거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.
👤 웹드라마를 통해 그런 피드백을 바로바로 체감했을 텐데 기분이 어땠어요?
🐶 짜릿한데 숨깁니다. 부끄러워서. 혼자 집에 가서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.
👤 포커페이스가 잘 되는 편인가 봐요?
🐶 네, 잘 숨깁니다. 아, 지금은 일부러 부끄러운 척하는 겁니다.(웃음) 오히려 집에 가면 괜찮습니다.
👤 야구 포지션에 비유하면 본인은 어떤 타입인가요? 직구만 던지는 투수일 수도 있고 슈퍼세이브를 하는 유격수일 수도 있고요.
🐶 희망사항으로는 포수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.
👤 주변인을 잘 보듬는 다정다감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건가요?
🐶 주변에서 그렇게 봐주시기도 하고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서 더 노력하는 면도 있습니다. 그런데 사실 실제의 저는 아직 마운드 위에 없고 불펜에서 대기 중인 것 같습니다.
👤 이제 곧 마운드에 오를 텐데, 10년 혹은 20년 뒤에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은가요?
🐶 와,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. 누구처럼 되어야지 그런 생각보다는 당장 나한테 주어진 하루하루에 만족하는 스타일입니다. 지금은 코앞에 닥친 일을 열심히 해나가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.
👤 그게 자연스러운 발상이긴 한데, 주변에서 욕심을 더 가지라고 조언하진 않던가요?
🐶 그런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, 제가 평소에 생각이 정말 많아요. 돌이켜보면 너무 많은 생각과 고민이 오히려 저를 구렁텅이에 빠뜨렸던 것 같습니다. 지금은 다음 촬영, <스토브리그> 딱 거기까지만 생각하려고 해요.
👤 뭔가에 쉽게 확신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.
🐶 조심스러워요. 원래 오늘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는 안 하려고 했는데. 그냥 두루뭉실하게 “행복합니다” 이러려고 했는데 진심을 다 말해버렸습니다.
👤 아까부터 하고 싶었던 얘기입니다만, ‘다나까’ 말투를 쓰는 것이 독특합니다.
🐶 아! 습관이에요. 어렸을 때 말하는 게 너무 애 같다는 소리를 들어서 고쳤습니다. 사실 지금은 제가 ‘다나까’를 쓰고 있는 줄도 몰랐어요.
👤 좌우명이 있나요?
🐶 한번 ‘씨익’ 웃고 넘어가자. 대내용입니다.
👤 대외용 좌우명은 무엇인가요?
🐶 일체유심조.(웃음)
👤 웃는 모습이 예뻐요. 대내용 좌우명처럼요.
🐶 원체 웃지 않는 아이였는데, 어른들이 웃어야 복이 온다고 하셔서 그때부터 복 받으려고 일부러라도 자꾸 웃었던 것 같아요. 그래서 조금씩 익숙해진 건가 봐요.
👤 채종협은 본명이죠? 발음하기 조금 어렵습니다. 가명을 쓰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?
🐶 채종협입니다, 하면 최종협이나 채종엽으로 알아듣는 분들이 많아요. 쉬운 이름으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는데, 다르게 생각하면 이름이 특이하기 때문에 한번 각인이 되면 그다음부터는 더 잘 기억해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.
👤 동의해요. 미국에서 오프라 윈프리가 얼마나 어려운 이름인데요.
🐶 초등학교 시절에 부모님한테 이름이 어렵다고 바꿔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나요.
👤 보통 초등학생이 자기 이름이 어렵다는 이유로 바꾸고 싶어하고, 인상을 고치고 싶어서 웃는 연습을 하나요? 엄청 자기객관화가 잘 된 어린이였네요.
🐶 그러게요. 제가 원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자꾸 노력한 것 같아요. 생각해보면, 초등학교 시절 거실에 누워서 티비를 보고 있으면 엄마가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“아, 엄마는 종협이가 나중에 텔레비전에 나왔으면 좋겠다” 하셨어요.
👤 그런데 지금 두 가지를 다 이루었네요. 종협이는 이제 잘 웃고, 텔레비전에도 나와요.
🐶 그러게요. 진짜 모를 일이에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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