Interview

COSMOPOLITAN(코스모폴리탄) 9월호 2021 인터뷰

chpuppyy 2024. 7. 18. 02:21

👤 싫어하는 계절이 여름이라고요.

🐶 네, 더위를 많이 타서요. 요즘은 집 밖으로 잘 안 나갑니다. 다행히 촬영이 모두 끝난 상태고요.

👤  <알고있지만,>의 '양도혁'으로 인지도가 나날이 상승하고 있어요. 나쁜 남자 '박재언'을 보다가 '양도혁'이 나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시청자가 많아요. 유나비' 역의 한소희 배우가 채종협과 있을 때 연기 호흡 자체도 더 좋아 보인다고 할까요?

🐶 양도혁'은 '유나비'와 오랜 친구 사이잖아요. 동시에 첫사랑인 '유나비'를 오랫동안 남몰래 좋아하다가 그 마음을 들키기도 하고요.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재언과는 좀 달랐어야 했어요. 그런데 저는 두 사람이 어떻게 연기했는지 모르는 상태로 촬영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어려운 점이 있었고요. 다행히 한소희 배우가 컨트롤을 많이 해줬던 것 같아요. 제가 호흡을 잘 맞췄다기보다 그 친구가 중간에서 잘해줬죠.

👤  <마녀식당으로 오세요>(이하 <마녀식당>)에서도 순정남 '이길용'을 맡았죠. ‘양도혁'과 얼핏 비슷해 보일 수 있는 캐릭터인데 어떻게 차별화하고 있나요?

🐶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을지 모르겠지만 '양도혁'의 경우 모든 걸 다 받아들이고 수용할 수 있는 푸딩 같은 느낌이에요. ‘이길용’은 그것보다 좀 더 단단한 느낌?

👤 푸딩이란 표현 좋네요. 지금 생각해낸 거예요?

🐶 네. 제가 말을 잘 못해서.(웃음) 말의 요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얘기하고 싶은데 아직 많이 서툴러요. 대신에 비유를 많이 드는 편인 것 같아요.

👤 <마녀식당> 홍보차 <놀라운 토요일>과 <런닝맨>에 출연했죠. 긴장을 꽤 많이 한 것 같던데요?

🐶 예능이 처음이라 그렇기도 했고요. 제가 워낙 낯도 많이 가리고, 부끄러움이 많아서(웃음) 사람이 너무 많고 카메라도 많다 보니까…

👤 그래도 <런닝맨>에서 짐볼 뺏기 게임은 진심으로 하더라고요.

🐶 열심히는 해야죠. 일단 나갔으니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즐겨보자는 생각도 있었어요.(웃음) 촬영 끝나고 완전히 진이 빠졌습니다.

👤 덕분에 게임에서 이겨 하하에게 스피커를 선물받고 '성덕' 인증도 했어요. 남아공 유학 시절에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자주 챙겨 봤다고 했는데, 그때부터 좋아했던 거예요?

🐶  <무한도전>에서 하하 형님이 '키작은 꼬마 이야기‘라는 노래를 부르신 적이 있어요. 그때 저도 키가 정말 작았거든요.

👤 중학생 때인가요?

🐶 네, 그랬을 거예요.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키가 160cm대 초반이었거든요.

👤 키가 늦게 자란 편이군요.

🐶 조금 더 컸으면 좋았을 텐데.

👤 지금 186cm인데 얼마나 더요?

🐶 ’188cm까지만 커도 좋았을 텐데'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.(웃음)

👤  <알고있지만,>의 ‘박재언'과 '양도혁'이 처음 대면하는 장면에서 두 사람 키가 놀랍도록 똑같았던 게 기억나네요.

🐶 저도 그 장면 보면서 엄청 신기했습니다. 저희 두 사람 사이에 돌길이 있어 감독님이 데칼코마니처럼 양쪽이 나뉘는 미장센을 생각하셨다고 들었어요. 막상 저희 둘은 눈 마주치면 계속 웃었던 기억이 나요. 되게 많이 웃었습니다.(웃음)

👤 남아공으로 유학 갈 때 아버지가 "넌 한국에서 살 놈은 아니다"라고 말씀하셨다고요.

🐶 정확히는 남아공에서 유학 생활을 하다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하신 말씀이에요. 성인이 된 뒤 아버지랑 술 한잔하면서 "왜 저를 유학 보내셨냐"라고 정식으로 여쭤본 적이 있거든요. 그때 아버지께서 "한국에만 있기보다 다른 나라에서 다른 문화를 조금이라도 겪어보면 앞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"라고 하셨어요.

👤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어땠나요?

🐶 화났죠.(웃음) 한국에서 친구들과 한창 놀고 싶을 나이에 말도 안 통하는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많이 혼란스러웠거든요.

👤 해외에서 지낸 경험은 어땠나요?

🐶 사람들하고 얘기해야 하는데 영어가 안 들려서 밤마다 팝송을 들었어요. 비교적 느린 템포의 노래를 좋아하는 것도 남아공에 살면서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. 남아공이 한국보다 여유롭고 느긋한 정서가 있거든요. 그리고 밤에 위험해서 밖을 못 나가는 대신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했어요. 뭔가를 하긴 해야 하는데 뭘 해야 할지 몰라서요. 아니면 밤에 집 앞마당에서 고기 구워 먹으면서 별 보고. 남아공은 한국보다 하늘이 높고 깨끗해서 별이 정말 잘 보이거든요.

👤 예능 프로그램은 어떻게 봤어요?

🐶 한국에 한 번씩 나가는 사람들이 다운받아 온 걸 하드에 넣어 돌려가며 봐요. 그러다 볼 게 없어지면 본 거 또 보고요. 그때는 휴대폰도 스마트폰이 아니었으니까요. 게다가 한국어가 공용어로 번역되는 휴대폰이 있고 안 되는 휴대폰이 있었어요. 그래서 한국 사람들끼리는 알파벳으로 한국어를 소리 나는 대로 적어서 문자를 주고 받았어요.(웃음) 영어로 하면 되는데 그건 또 싫고 그랬었습니다.

👤 왼손 중지에 늘 끼고 다니는 반지는 유학 갈 때 어머니가 주신 거라고요. 특별한 사연이 있나요?

🐶 사연이 있는 건 아닌데요, 어떻게 보면 있기도 해요. 사실 저는 한국 떠날 때 놀러 가는 줄 알았거든요.

👤 처음 태국 갈 때 말인가요?

🐶 네, 중학생때 엄마랑 단둘이요. 처음으로 여권도 만들고 신나서 갔는데 저만 돌아오는 티켓이 없는 거예요. 2주 정도 있었는데 마지막 날 엄마가 절 부르더니 "넌 여기 남아 있어라"하시더라고요. 그때 주신 반지예요. 2주가 결국 2달이 됐고, 어찌어찌 거기에서 학교를 다녔어요. 그러다가 한국에 한 번 놀러왔는데, 이번에는 제 짐이 남아공으로 날아가고 있다는 거예요.

👤 부모님과 엄청 다퉜겠네요.

🐶 맞아요. 정말 힘들었고 많이 싸웠죠. 근데 살다 보니까 또 살아지더라고요.(웃음)

👤 그래서 그 반지는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었나요?

🐶 처음에는 그냥 어린 마음에 반지가 생겼으니까 멋으로 계속 꼈어요. 근데 이제는 없으면 허전해서 끼게 돼요.

👤 중학교 때 받은 반지가 아직까지 맞는다는 게 신기한데요.

🐶 아, 이게 수지침 반지예요. 띠처럼 돼 있어서 일자로 쭉 펼 수 있고, 원래는 안쪽 면에 돌기 같은 게 있었어요. 지금은 오래 껴서 완전 매끈해졌지만요. 모양도 예쁜 곡선이 아니고 울퉁불퉁한데 계속 손가락 굵기에 맞춰 늘리다 보니 이렇게 됐어요.

👤 정말 오래 꼈네요. 갑자기 생각났는데, 좋아하는 영화를 물으면 늘 <그린 북>이라 대답하더라고요.

🐶 우선 영화 색감이나 디테일이 너무 좋고요. 또 남아공에 살았던 경험 때문인지 인종차별이라는 소재가 많이 와닿았던 것 같아요. 백인 학교도 다녀보고 흑인 학교도 다녀봤거든요. 백인 학교에도 흑인이 조금 다니고, 흑인 학교에도 백인이 조금 다니는데 서로 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 느껴졌어요.

👤 그 사이에서 동양인으로 지내는 건 어땠나요?

🐶 무시 많이 받았죠. 굉장히 무시 받았어요. 흑인들한테도, 백인들한테도. 그나마 운동하면서 많이 친해졌던 것 같아요. 농구나 수영같은 거요.

👤 운동이 많은 것의 해결책이 돼준 셈이네요. 주로 하는 운동이 수영과 헬스, 러닝이라 알고 있어요. 각각의 매력이 뭐라 생각해요?

🐶 수영은 물 안에 있을 때 붕 떠 있는 듯한 느낌이 좋고요. 헬스는 몸에 힘이 모이면서 자신감 아닌 자신감 같은 게 잠깐 생길 때가 좋아요. 달리기는 너무 힘들지만 그 와중에 주변 장면이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 좋은 거고요.

👤 한 번에 얼마나 오래 달려봤어요?

🐶 쉬지 않고 달리지는 못하고요.(웃음) 걷다, 뛰다를 반복하는데 10km까지는 뛰는 것 같아요.

👤 멋쩍을 때마다 눈웃음을 짓는군요.

🐶 맞아요 아, 근데 마스크를 써서 입이 안 보여서 그렇지 입도 아주 활짝 웃고 있습니다.

👤 워낙 인상 자체가 선한 타입이에요. 알고 있죠?

🐶 아니요.(웃음)

👤 그래요? <스토브리그>의 '유민호'부터 <알고있지만,>의 '양도혁’까지 악하거나 약은 구석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캐릭터잖아요. 그런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자각이 생겼을 법도 한데요.

🐶 그렇긴 하죠. 근데 지극히 선한 사람이 선함으로 인해 무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. 선함을 뛰어넘는 선함으로 악함을 표현할 수도 있다고 봐요.

👤 예전에 "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"란 질문에 "테이블에 앉아서 대본 리딩을 해보고 싶다"라고 답했어요.

🐶 제 지상파 데뷔작이 <스토브리그>잖아요. 대본 리딩을 하는데 등장인물이 워낙 많아 저는 테이블 뒤 의자에 앉아 대본을 들고 리딩했어요. 조한선 선배 등을 쳐다보면서요. 그래서 나도 저 테이블에 앉아 대본 리딩을 해보고 싶다고, 그게 내 다음 목표라고 생각했어요.

👤 마지막으로, 지금 마녀가 채종협의 소원을 이뤄준다면 뭘 빌고 싶어요? 제가 이길용' 소원을 듣고 정말 화났었거든요."진 누나 곁에 있게 해주세요"라니요.(웃음)

🐶 음… 아, 이게 정말 난해한 질문이거든요?(웃음) 그러니까 소원이라…

👤 하긴 소원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해지는 게 있죠?

🐶 그렇죠. 드라마에서는 엄청 간절한 소원을 지닌 분들이 마녀식당을 찾아오거든요. 물론 채종협이란 사람에게도 간절한 것들이 있지만, 소원을 빈다고 이뤄지는 건 아니니까요.

👤 이뤄지지 않을 소원은 빌지 않고, 당장 이룰 수 있는 꿈부터 꾸는 거군요.

🐶 그렇습니다.

👤 정말 마지막 질문이에요. 평소 스스로 '상남자‘ 라는 걸 강조하는 편이던데, 콘셉트인가요?

🐶 그게… 상남자라서요.(웃음) 사람들이 봐주시는 저의 모습과 제가 보는 제 모습은 많이 다르거든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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